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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제1회 《너머》 신인문학상 소설 부문 수상자, 이수정 작가

#코리안로드 l 2023-10-03

한민족네트워크

사진 제공 :  이수정 작가
■ 소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학번역원이 제정한 제1회 《너머》 신인문학상 수상자로 소설 부문 이수정, 시 부문 정철용, 수필·논픽션 부문 김재동 작가가 선정됐다.
《너머》 신인문학상은 전 세계적으로 한글로 집필하는 창작자를 독려하고 디아스포라 삶과 정신이 담긴 우수한 한글문학 작품을 발굴하기 위한 상으로, 한인동포와 국내외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작품을 공모해 소설, 시, 수필‧논픽션 3개 부문에 총 21개국, 111건이 접수됐으며, 1・2차 심사를 거쳐 부문별 수상자 각 1인을 선정했다.

소설 수상작인 「흐르는, 제로」(이수정 작가, 미국)는 “‘흐르며 버티는’ 디아스포라인들의 신산한 삶의 무게와 함께 깊은 성찰과 메시지를 전하고‘ 있으며, ’흡인력 있는 문장과 자신만의 스타일로 이민자의 특수성을 보편성으로 확대하고 있어 웹진 《너머》 신인상 취지에 잘 부합한다”는 심사평가를 받았다. 
이수정 작가는 “그간 타국에서 글 쓰며 외롭고 힘들었던 마음에 인정과 도닥임을 받은 것 같아 감사함이 크다”는 수상소감을 전했다. 
수상작은 디아스포라 문예 계간지 웹진 《너머》(diasporabook.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이수정 작가의 소설 「흐르는, 제로」 중에서 - 

「흐르는, 제로」

  가만 보면 말이에요, 어떤 일은 저 스스로 일어날 힘을 지닌 것 같아요. 우리와 일말의 상관도 없는, 까마득히 먼 곳에서부터 우리를 향해 달려오는 그런 일 말이에요. 일어날 작심을 하고 오로지 앞만 보고 우리에게로 흘러오는 그런 일 말이에요. 어쩌다 보니 일어나는 일과는 다르죠. 그런 일이 일어나면 느낌으로 알 수 있어요. 이를테면, 웬 여자가 무영이 되어 티브이 화면에 잡히는, 그런 일 말이에요. 그게 아니라면 그때 하필, 우리가 무영의 사진을 보고 있을 것까지는…. 정말이지 그럴 필요까진 없는 거잖아요. 
  그 사진, 기억나시죠? 피트 리버로 처음 송어 잡으러 갔을 때요. 무영이 얕은 쪽에, 당신이 깊은 쪽에, 그 사이에 내가 어중간하게 낀 그 사진 말이에요. 무영은 입술을 뾰족하게 내밀고 있어요. 당신에게 말하느라고요.

  아빠, 몸이 막 흔들려요.

  낚싯줄을 날리던 당신은 무영을 쳐다보죠. 사진이 찍힌 바로 다음 순간 이렇게 대답하기 위해서요.

  다리에 바짝 힘을 주고 버텨. 안 그럼 물에 쓸려가 버려.
  물살에 몸을 맡겨. 안 그럼 물에 쓸려가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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