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생활 속에서 외래어를 사용하는 일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말을 ‘한글 맞춤법’에 맞춰 써야 하듯이 외래어를 우리글로 표기할 때에는 ‘외래어 표기법’에 맞춰서 써야 합니다.
그런데 ‘외래어 표기법’을 보면 ‘이미 굳어진 외래어는 관용을 존중하되, 그 범위와 용례는 따로 정한다.’라는 규정이 있습니다. 이는 외래어 표기법에 맞지 않는 경우라고 해도 우리말에 들어온 지 오래돼서 표기와 발음이 이미 굳어진 것을 고쳐 쓸 경우에는 언어생활에 혼란을 줄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식사 후에 씹곤 하는 ‘껌(gum)’의 경우, 외래어 표기법 원칙에 따르면 ‘검’이라고 써야 하지만, 이미 ‘껌’으로 굳어진 것이기 때문에 ‘껌’을 옳은 표기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또 같은 단어에서 유래한 말이지만 표기와 쓰임이 우리말에서 다르게 정착한 상황을 반영한 경우에는 두 가지 표기형을 가지기도 합니다. 영어의 ‘cut’로 쓰는 단어의 경우, ‘커트’는 머리카락을 자르거나, 탁구나 테니스 등의 운동에서 공을 깎아 치는 것을 가리킬 때 쓰고, ‘컷’은 ‘영화 등의 장면이나 작은 삽화’를 가리킬 때 씁니다.
그리고 ‘type’로 쓰는 것도 ‘타입’과 ‘타이프’ 두 가지를 모두 인정하고 있는데, ‘타입’은 ‘어떤 형태나 유형을 뜻하는 말’로 쓰이고, ‘타이프’는 ‘타이프라이터’의 준말로 ‘타자기’를 가리키는 것이니까 혼동 없이 잘 구별해서 쓰셔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