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을 하기 시작한 지 몇 년째라는 것을 나타낼 때 ‘1년 차, 2년 차’와 같이 ‘차’라는 표현을 씁니다. ‘차’는 ‘버금 차(次)’자를 쓰는데, 이것은 주로 한자어 수 뒤에 쓰여서 ‘번, 차례’의 뜻을 나타내는 의존명사입니다.
‘의존명사’라는 것은 의미가 형식적이어서 독립적으로 쓰이지 못하고 다른 말 아래에 기대어 쓰이는 명사를 말합니다. ‘것, 따름, 뿐, 데’ 같은 것이 ‘의존명사’에 들어가는데, 앞의 말과 띄어서 쓰도록 돼 있습니다. 따라서 ‘2년 차’라고 할 때는 단위명사인 ‘년’과 ‘차’를 띄어서 쓰는 것입니다.
그리고 ‘막 잠이 들려던 차에 전화가 왔다.’ 또는 ‘지금 전화하려던 참이었다.’와 같이 ‘-던 차에’ 또는 ‘-던 차이다’의 구성으로 쓰여서 ‘어떠한 일을 하던 기회나 순간’이라는 뜻으로도 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학에서 방정식 같은 것의 차수를 이르는 말로도 써서 ‘1차 방정식, 2차 방정식’과 같이 사용하기도 하는 말입니다.
또 다른 의존명사 가운데 하나인 ‘통’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가족이 전쟁 통에 뿔뿔이 헤어졌다.’ 또는 ‘폭설이 내리는 통에 교통이 마비됐다.’와 같이 쓸 수 있습니다. ‘통’이라는 말은 ‘어떤 일이 벌어진 환경이나 판국’이라는 뜻의 우리 고유어인데, 앞에 오는 말과 띄어서 써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