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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일성 광장

#한반도 리포트 l 2023-02-01

한반도 리포트

지난 카타르 월드컵 당시 영하의 추운 날씨 새벽에도 거리응원으로 우리 축구 대표 팀을 응원하던 곳, 광화문 광장이었다. 광화문 광장은 서울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 앞쪽에 있는 광장으로, 조선시대 중요한 국정기관이 늘어서 있던 중심대로였다. 

현재는 212미터 길이의 역사 물길과 한글창제의 원리를 담아낸 한글 분수 등이 설치돼 있고 광화문광장 공사과정 중 발굴된 사헌부 문터 등도 보존돼 있다. 그리고 녹지와 함께 다양한 휴식공간도 마련돼 있어서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광화문 책마당’도 개장 예정이라고 한다. 경복궁과 인왕산을 배경으로 광장 곳곳의 야외에서도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우리에게 광화문광장이 있다면 북한에는 김일성 광장이 유명하다. 홍익대학교 도시공학과 임동우 교수와 함께 북한의 김일성 광장을 살펴본다.


1950년대 전후 김일성 광장 추진

북한의 상징과도 같아  

광장이란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여러 사람이 뜻을 같이하여 만나거나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되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사회주의 국가에서의 광장은 보다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광장의 의미와 역할이 중요하다 보니 북한도 정권수립 초기부터 광장 구성이 중요한 과제였다. 그래서 광복 후에는 평양부청으로 쓰였던 건물 전면을 광장 형식으로 변형해서 이용했다고 한다. 1950년대 전후 복구과정에서 김일성 광장이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김일성 광장은 러시아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이나 중국 베이징의 천안문 광장처럼 북한을 상징하는 광장이다. 북한은 김일성광장을 가리켜 ‘혁명의 수도 평양시를 더욱 웅장하고 화려하게 장식하며 주체조선의 위용을 남김없이 보여주고 있다’고 선전한다. 


김일성 광장의 구성물들 

평양 남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김일성 광장은 1954년 조성됐다. 화강석으로 포장된 직사각형의 주 광장과 보조 광장, 대 주석단 등으로 구성되고, 넓이는 75,000 제곱미터이고, 10만 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현재 김일성 광장은 정면에 인민대학습당이 있고, 맞은편으로 대동강을 넘어 주체사상탑을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광장주변에는 내각 종합청사와 외무부청사, 조선중앙역사 박물관, 조선미술 박물관, 평양 제1백화점이 위치한다. 이런 구성은 오랜 기간에 걸쳐서 완성됐다고 한다.

1961년 평양 도심을 촬영한 사진을 보면 광장 중심은 비어있고, 군사 퍼레이드를 참관할 주석단이 광장중앙에 설치돼 있을 뿐이었다. 

1982년 김일성 주석의 70회 생일을 맞아 주체사상과 김일성의 위대함을 상징하는 주체사상탑이 제막됐다. 주체사상탑은 150 미터의 흰색 화강암 기단과 탑신 위에 20미터 높이의 횃불모양의 봉화 탑으로 구성돼 있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전망대까지 오를 수 있는 평양시의 랜드 마크 중 하나다.

같은 해 김일성 광장 정면에 국립 중앙도서관에 해당하는 인민 대학습당이 완공된다.  인민 대학습당은 서까래 위에 기와지붕을 올린 10층 규모 건물이다. 이 인민 대학습당이 완성되면서 김일성 광장은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1996년엔 북한 도로망의 출발점인 ‘나라길 시작점’인 도로원표를 김일성 광장 주석단 아래로 옮겼다. ‘평양 나라길 시작점’ 비석도 이곳에 있다.


북한의 중요한 행사는 모두 김일성 광장에서 열려 

김일성 광장에서는 중요한 대규모 국가적인 행사들이 열리고 있다. 해마다 신년맞이 경축행사가 벌어지는가 하면 각종 기념일이면 열병식이 진행되기도 한다. 또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을 비난하며 전원회의 결정내용의 관철을 다짐하는 궐기대회 등 대규모 행사가 개최되기도 하고, 2017년 트랙터와 화물차 수백 대를 생산현장으로 보내는 이른바 ‘진출식’이 열리기도 했다.

태양절이나 청년절 등이면 무도회도 열린다. 이렇게 김일성광장은 당 대회, 북한창건기념일, 최고지도자들을 추모하는 기념 행사, 주요 정치 문화적 행사, 경축야회, 반미감정과 대남 적개심 고취를 위한 군중시위, 군의 위용을 과시하는 열병식 등이 진행된다. 북한의 광장이라고 하면 흔히들 김일성광장만 떠올리는데, 북한은 평양뿐 아니라 주요도시마다 광장이 형성돼 있어서 상징공간의 역할을 한다.


김정은 위원장은 김일성광장을 잘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2010년 10월10일 조선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일에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나란히 주석단에 서서 인민군을 사열했다. 김정일 권력이 김정은으로 승계됨을 대내외에 알리는 정치적 이벤트였다. 그리고 2012년 집권 후 첫 육성연설 무대도 김일성광장이었다.

지난 2020년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이례적으로 심야에 맞춰 시작된 이 행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이례적으로 주민들에게 미안함을 전하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면서 최고 존엄의 변신을 각인시키기도 했다. 이처럼 김일성 광장은 북한에서 정치적으로 매우 상징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해 9월 북한 노동신문은 70 여 년간 김일성광장에서 있었던 다양한 행사를 조명하면서 그 의미를 부각했다. 김일성광장의 역사를 돌아보면서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이처럼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 김일성광장이 앞으로는 어떤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역할을 하게 될지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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